모여봐

기타사연

이제는 가발을 써야 할까요?

모여봐

2025.01.15 14:15

이상하게 20살 때부터 기숙사에서 생활하는데
남들보다 제 머리카락이 훨씬 많이 빠지더라고요.
당시 제 머리가 상당히 길었는데
머리가 기니까 더 많이 빠지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군대를 다녀와서
학교를 졸업하고 취직을 했는데,
자꾸만 주변 사람들이
제 머리가 많이 없는 것 같다고 하길래
탈모 클리닉을 찾아가 봤어요.
역시나 저는 탈모 증상이 있었고,
M자 탈모가 벌써 어느 정도 진행중이라고 합니다.

저는 충격을 받았고,
그 이후로 유일하게 탈모 효과가 있는 것으로
공식적으로 인정받았다는 피나스테리드 약을
하루에 한 알씩 매일 먹으며 몇 년을 지냈어요.

약이 조금이나마 효과가 있는지
탈모가 더 진행되지는 않고

이마도 더 넓어지지 않더라고요.
그렇게 자신감을 가지고 살았지만,
나이가 들고 결혼을 하고 나니
생활비가 자꾸만 부담이 되어서
탈모약을 먹지 않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어느 날 거울을 보니
이마가 넓어진 건 아닌데
머리 위쪽 부분이 헐빈하고,
가마가 있는 부분에도 빈 공간이 보이네요.
이제 또 아이를 가지려면
한동안 탈모약을 먹으면 안 된다는데
와이프가 가발을 써 보는 게 어떻겠냐고
제안합니다.

세월이 무상하네요.
빨리 현실을 받아들이는 게
그나마 덜 고통스럽겠지요?

싫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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