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여봐

친구사연

분명히 비겼는데 왜 기분이 더럽지?

모여봐

2025.01.14 11:03

한국의 민속놀이 스타크래프트.
이 게임 때문에 친구들, 지인들과
수많은 추억이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정말 고통스럽게
게임 한판을 3시간이 넘도록
한 적이 있는데요.

저보다 몇 년 빨리 회사에 입사한
동생이 한 명 있는데
어느 날 회식자리에서 술을 마시고
2차로 노래방 갔다가
3차로 피시방 가서
스타 한판을 하자는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피차 30년째 스타 왕왕왕초보라 자처하지 않으면
게임이 불가능할 실력인지라
비교적 안전하게 살아남을 수 있는
빠른무한 맵에서 게임을 했습니다.

그런데 30분 동안 쳐들어가지 않기로 합의를 보고

게임을 했더니
동생이 자기 기지 주변을
포톤캐논 3줄로 도배하고
캐리어 1.5부대에 리버, 하이템플러, 아비터까지
제일 강한 유닛들로 우주방어를 해놓은 겁니다.

1시간이면 깨질 줄 알았던 동생의 방어는
3시간이 넘도록 깨지지 않았고
저는 계속 모니터를 쳐다보느라
눈이 벌게지고 눈물이 줄줄줄 흐르면서도
반드시 이기겠다며 발악하고 있었습니다.
동생은 약 올리듯이 이제는 맵 중앙까지 진출해
포톤캐논을 도배하기 시작하는데
더 약오르는 점은
절대 공격은 안 온다는 거였어요.

자존심 상하지만
결국, 이날은 비긴 걸로 했는데
마치 선심 써서 자기가 져 줬다는 듯
비겼다고 하는 동생이 밉상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