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고보면 내 도시락이 제일 맛있는 도시락이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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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찌리덕후
2024.06.12 14:02
조회
36
나는 어릴 때 급식소가 학교에 없어서 어머니가 매일 도시락을 싸주셨어.
그런데 그때 했던 생각이 지금 돌이켜 보면 참 바보같은 생각인 거 같아.
어릴 때 다른 친구들 반찬은 소세지에 햄, 스팸 같은 것들이 많았는데
내 도시락 반찬은 돈까스, 계란말이, 김치볶음이나 멸치볶음 이런 것들일 때가 많았어.
어릴 때 입맛이 다들 그런지 친구들이 가져 온 소세지나 햄 같은 반찬이 더 맛있어 보였지.
어머니는 돈까스를 약간 얇게 만들어 주시는 편이었는데 이게 시간이 조금 지나서
먹어보면 살짝 딱딱해지고 그랬거든.
어릴 때만 해도 우리 집안 형편이 그리 좋은 것은 아니어서, 소세지 햄 반찬은 돈 많은
집안 애들이나 싸오는 건 줄 알았어. 심지어 그 밀가루로 만든 소세지 그것도
다른 애들 집안은 돈이 많으니까 싸 오는 줄 알았지.
그런데 나중에 어른이 되고 요리를 해 보고 하니까 전혀 그런 게 아닌거야.
알고 보니까 우리 엄마가 싸주셨던 돈까스 반찬은 직접 정육점 가서 고기 사가지고
얇게 두드려서 넓게 편 다음에 직접 계란 물 묻히고 빵가루 묻히고 하나 하나
전부 튀겨서 만들어낸 정성 가득한 반찬이었던 거야.
당연히 들어가는 재료도 많고 고기도 신선한 걸 썼으니까 만드는 데 드는 가격도 비쌌지.
다른 친구들이 싸 오는 햄 소세지 반찬도 물론 바쁜 와중에 어머님들 피곤한데 일찍 일어나셔서
싸 준 거니까 정성 가득한 반찬일 거야.
하지만 지금 와서 비교해 보면 우리 어머님이 직접 튀긴 돈까스와 직접 볶아 만든 볶음 김치, 멸치반찬
계란말이 등이 훨씬 손도 많이 가고 돈도 많이 드는 건데 내 생각이 멍청했던 거야.
지금 와서 생각해 보면 그런 멍청한 생각 입 밖에 내지 않아서 그나마 다행이다.
내일 모레 부모님 보러 집에 가는데 가면 정말 잘해드려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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