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의미로 보관한 물건이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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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찌리덕후
2024.06.02 20:25
조회
41
한창 취업이 안 되고 주변의 친구들도 만나기 껄끄러워 우울할 때
갈수록 텐션은 떨어지고 취업활동 자체도 너무 힘들어 다 놓고 싶어질 때가 있었음.
이대로는 안 되겠다 절박함이 들게 해 줄 강렬한 자극이 필요하다 이런 생각이 들 때쯤
눈에 들어온 전단지가 있었음.
TV에서 봤던 것처럼 자신에게 죽음이 닥친다고 생각하고 죽음에 대해 체험해 보는 그런 활동.
지금 나에게 큰 자극이 되어줄거 같다는 생각이 들어 참가신청을 했음.
실제로 참가하니 정말 진지하게 임하는 사람들이 많았고, 나도 직접 신청해서 온 만큼
집중해서 이제 곧 정말 죽는다 생각하고 유언장을 써봤음.
이 시간이 끝나자 각자 적어본 유언장을 버리지 말고 잘 보관하며 하루 하루 살아가는 인생에
대해 깊게 생각해 보자고 하며 모두가 각자 삶의 터전으로 돌아감.
그런데 얼마 뒤 아빠가 온 몸이 땀에 절고 눈에는 눈물이 잔뜩 고인 채
갑자기 도서관으로 찾아오더니 난리가 났음.
나는 그때 선배들이 그랬던 것처럼 휴대폰 다 끄고 저녁 늦게까지
자격증 공부한다고 설치고 있었는데 알고보니 집에 놔두고 온 가방을 정리하던 엄마가
유언장을 발견하고 난리가 났던 거임. 휴대폰을 켜보니 아들이 죽는다고 생각한 엄마와 아빠는
100통이 넘도록 전화를 하고, 장문의 설득 문자를 수십개씩 보내놨던 거임.
아이고 큰 실수했구나 싶어 엄마 아빠한테 미안하다고 나 죽는 거 아니니까 걱정마라고 하루종일
타일렀네. 그 뒤로 엄마아빠는 틈만 나면 취업 안 된다고 우울해하지 마라 하시고
과도하게 잘 챙겨주시고 그래서 부담스러웠던 기억이 있음. 자고로 정리 잘 하고 살아야 함.
기타사연
좋은 의미로 보관한 물건이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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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찌리덕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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