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여봐

기타사연

자소서에 이런 거 적어도 되나..

모여봐

2025.01.10 15:34

지방대 졸업하고 취업하려는데
1년 반 동안 서류 넣는 데마다
연락 오는 데가 없음.

내가 가고 싶은 기업들은
내가 아무리 자소서를 성심성의껏 적어서
몇 번을 첨삭 받고 넣어봐도
도무지 연락 오는 곳이 없었음.
그래서 "에라 모르겠다!
될 대로 한번 돼 봐라!" 하고
자소서 첨삭해 주는 곳에서는
절대 반대할 만한 경험을 적었음.

학창시절 때 1년 동안 따라다니며
괴롭히는 애가 있었는데
도저히 그대로는 못 살겠다 싶어
하교길에 맞짱을 뜬 경험을 적었음.

먼저 얻어맞고 쌍코피가 터졌지만
패배하면 영원히 그 신세를

벗어날 수 없다고 생각해
달려들어 미친 듯이 주먹을 휘둘렀고 이겼다..
이런 내용이었는데
놀랍게도 이런 자소서에 서류전형 합격..
그것도 나름 이름있는 속옷 판매 업체였는데
얼떨결에서울 본사까지 올라가
단체 면접을 치르게 되었음.

나보다 스펙 화려하고
경험 많은 사람들이 넘치더라..
막상 면접 치루려니
"자소서에 적었던 싸움 이야기 가지고
물고 늘어지면 어쩌지.."
하는 생각이 앞섰는데
의외로 면접 과정 중 물어보는 것들은 평범했음.
평범한 질문에 평범한 답변..
그나마 자소서에서는 보였던 패기가
면접 과정 중 답변에서는
보이지 않았기 때문일까..
아니면 그냥 스펙에서 너무 밀렸고
자소서 잘 써서 취업 잘했다는 사람들 후기는
나에게는 환상에 불과한 걸까..
떨어졌음.

나보다 잘난 사람들이 많았으니 아쉽지는 않았고,
이후 나는 중소기업 취직해서 살아가고 있음.
생각해 보면 그래도 거기까지 가 본 게 신기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