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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가 여친이 생기니 이것만큼 배 아픈 일이 없네..
내 친구는 비쩍 마른 데다가 옷도 잘 입을 줄 몰라서 대충 입고 다니는 녀석임.
애가 참 착하고 순수하기는 한데 패션 센스가 없어서 아쉬운 데가 있음.
얘나 나나 둘 다 똑같이 모쏠이긴 한데 요즘 이 친구가 옷 잘 입는 방법에 관심이 부쩍 많아졌음.
나도 옷 잘 입는다는 소리는 별로 들어본 적이 없지만, 요즘 먼저 결혼한 친동생과 매제가 같이
다니면서 옷 어떻게 입으면 좋은지 좀 가르쳐 주고, 어울리는 옷 골라 사주기도 하고 그래서 약간 줏어들은
지식은 있는 편이었음. 패션 센스는 없지만 그래도 나름 미대 나왔다고 어울리는 색감 찾는데는 자신 있기도 했고.

그래서 친구 옷 스타일을 댄디하고 깔끔한 파스텔 톤 색상의 패션으로 맞춰졌음.
몇 주 뒤가 되자 이 친구가 감각이 좀 생겼는지 옷 사입는데 재미를 붙였는지
스타일 자체가 많이 달라졌음. 그런데 어느 순간 이 친구가 같은 성당에 다니는
어떤 여자애한테 대쉬를 받았다는 믿을 수 없는 소식을 전하는 거임.

그럴리가 없다 생각했음. 남자가 웬만큼 잘 생기지 않고서야 여자가 먼저
들이대는 일이 생길리가 없다고 생각했음. 그런데 사실이었나 봄.
들어보니 주말에 그 여자애랑 만나서 데이트하기로 했다고 하는데,
옷 입는거 좀 달라졌다고 이럴 수가 있나.. 오래 못 가겠지 했는데
주말이 다가오고 어떻게 됐냐 물어보니 사귀기로 했다고 함.

기분이 참 싱숭생숭 찝찝했음. 친구가 솔로 탈출해서 기쁜 건 사실인데
막상 나는 그런 일이 안 생기고 친구가 괜히 부럽다는 생각들고 그랬는데
친구 잘 된거 축하는 못해줄 망정 이렇게 생각해도 되나 싶기도 하고 암튼 좀 기분이 이상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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