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가 오늘 따라 너무 보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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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만호랭이
2024.04.15 19:56
조회
26
나는 부모님이 매일 가게에 장사하시느라 바빠서
할머니에게 맡겨져 몇 년을 살았음.
할머니는 시골에서 채소, 나물 직접 캐서
절 같은데 길목에 나가셔서 지나가는 불자들에게
나물을 팔아 돈을 벌고 나를 키우고 하셨어.
그러다 보니 당연히 매일 밥 먹을 때마다 반찬은
풀떼기 나물 반찬에 된장찌개 시래기국 이런 것들이 많았어
어릴 때이다 보니 남들도 다 그렇게 먹고 사는 줄 알았어
근데 시간이 지나 3학년이 되고 애들이랑 소풍을 갔더니
애들 도시락을 보니 처음 보는 희안한 음식들이 정말 많은거야
햄 소세지 넣은 김밥에 유부초밥에 볶음밥에 소고기 볶음, 갈비 등등
여러 가지 화려한 도시락이 많던데 난 태어나서 그런 도시락은 처음 봤어
나는 당연히 할머니가 싸주신 도시락이다 보니 전부 나물반찬에
풀떼기 밖에 없었는데 어린 나이에 아무것도 모르고 할머니한테 따졌어
다른 애들은 다 고기 반찬에 맛있는 것만 싸오는데
나는 왜 반찬에 풀떼기밖에 없냐고, 시골에도 소 돼지 있는데
할머니는 왜 고기 반찬 안 차려주냐고 버릇없이 대들었는데 진짜 후회된다.
그랬더니 할머니는 미안하시다는 말만 하셨어
할머니는 다음에는 햄하고 고기 넣고 맛있는 도시락 싸주겠다고 하셨는데
그 뒤로는 할머니의 도시락을 먹어볼 기회가 없었어
할머니가 추운 겨울날 빙판길에서 미끄러져 골반뼈가 부러져 버리는 바람에
요양병원 신세를 지게 됐고, 부모님은 날 데리고 오셔서 가게에서 장사하면서
돌보셨어.
할머니는 걸을 수 없게 되니 금새 몸이 안 좋아지시더니
나중에는 치매도 오시고, 오래 가지 않아 돌아가버리셨어.
할머니랑 같이 밥해먹고 지낼때가 그립다. 그 때로 돌아간다면 절대로 고기 반찬
안해준다고 투정부리지 않을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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