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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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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ATM 기계도 아니고.. 이런 걸 바랬던 게 아닌데..
너무 화가 나서 집 박차고 나와 혼자 차안에서 깡소주 마시고 있다.
회사 퇴근하고 나서 애들이랑 저녁 먹고
와이프와 이야기하다 보니 너무 억울해서 숨이 턱턱 막힌다.

일 마치고 집에 오면 하루종일 쌓아놨던 잔소리를 폭풍처럼 쏟아내는데
애들도 보는 앞에서 욕까지 해대면서 큰소리쳐대니 나도 못 참고 폭발해 버렸다.
대화만 했다 하면 다른 남편들과 나를 비교해 대고
회사에서 일하는 것만 해도 너무 힘들다 하루종일 쓴소리 듣고 벅찬 업무
쳐내고 집에 오면 진이 다 빠지는데 그 때마다 잔소리부터 쏟아내니 나도 너무 힘들다.
그럼 또 그렇게 대단한 일 하셔서 벌어오는 게 이것밖에 안 되냐고
고래 고래 소리 지르는데. 이래선 안 되겠다 싶어 타이르고 내 심정 이야기하려고 하면
그 때마다 말 끊어대고 자기 할말만 실컷 늘어놓고 하는데 그게 끝이 없다.
6년 전에 섭섭했던 것까지 이야기했던 거 얘기했던 거 또 얘기하고 또 얘기하고..
내가 아무 말도 못하고 듣고 있다가 이야기 다 끝나면 결국 결론은 맨날
나는 한심하고 나쁜 가장이고 자기는 처량한 전업주부란다.

우리 가족 먹고 사는데는 부족함 없이 벌어오고 있는거 같은데
아내가 이야기하는 다른 남편들은 뭐가 그리 대단한지..
일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타지에서 지내고 있지만,
내가 써야 할 돈 빼놓고 매달 월에 400씩 꼬박 꼬박 생활비 보내는데
가족들을 위해서 내가 해 주는 게 뭐가 있냐고 난리다.

위험하고 힘든 작업 하면서도
가족을 위한다는 생각 하나로 버텨왔는데 이러니까 정말 힘 빠진다..
얼마 전부터는 이혼하자는 이야기도 버릇처럼 내뱉고는 하는데
정말 그게 맞는 걸까.. 어쩌다 이렇게 되어버린 건지 한숨만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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