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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이 도시락을 싸 달라고 합니다
남편이 도시락을 싸 달라고 합니다

몇주 전부터 회사에 다니는 남편이
도시락을 싸 달라고 합니다.

원래 남편은 회사에 출근을 하면
직원들과 점심과 저녁을 사 먹는 편이었어요.

그런데 요즘 물가도 너무 올랐고,
식당까지 왔다갔다 하며 일할 수 있을 정도로
느긋하지도 않아서 도시락을 싸달라고 하네요.

처음에는 그냥 집에서 먹는 밥
조금만 더 해서 따로 빼놨다가
다음날 싸 주면 되지.

하고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습니다.

예전 신혼 때도
종종 이런 식으로
도시락을 싸 주곤 했으니까요.

그런데 2살배기 아기를 키우면서
그때처럼 하려니 너무 힘드네요.

애가 잘 자다가도
밤에 배고프면 깨서 울어대고,
밥 먹이고 토닥이면서
겨우 잠들면 저도 옆에서 자고 그러는데

2~3시간씩 자다가 깼다가를 반복하니
잠을 자도 잔것 같지도 않고,
항상 만성피로인 것처럼
눈도 퀭하니 그렇네요.

밥을 하기는 해야 하니
애가 잠들면 조용히 일어나는데
금새 옆에 엄마가 없다는 걸 알면 울어대고,
화장실에만 가도 울어대니 자리를 비우기도 어려워요.

새벽에 겨우 1~2시간 잠들었는데
아침에 또 일어나서 밥 차리고
도시락까지 챙기려니 이거 이러다
내가 죽겠다 싶더라고요.

그래서 남편에게 미안하지만
오늘은 도시락을 못 싸겠다고 말했더니
남편 표정이 안 좋습니다.

그냥 집에 있는 반찬하고
해놓은 밥만 퍼서 주면 되는데
그게 그리 힘드냐고 투정하네요.

막상 그렇게 해서 주면 반찬이
맨날 똑같다고 뭐라 하고,
돈도 생각보다 많이 드는데
이걸 어떻게 이야기해야
남편이 제 입장을 좀 이해해 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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